내가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이 하나 있다.
웬만하면, 블로그, YouTube에 많이 소개된 장소는 가지 말자 !!!
방문할 도시의 대중교통(버스, 전철, 택시) 이용법 정도만 미리 숙지하고, 간단하게 그 나라의 언어와 문자만 익히고 떠나는 것이 재미있어졌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예상하지 못하고 떠나는 여행이라... 기대되지 않는가? ^^
가끔 YouTube, 블로그에서 맛집이라고 소개한 곳을 한번 가보기는 하는데, 항상 그런 식당(맛집)에 가보면 사람이 많고 오래 기다려서 먹어야 하고, 게다가 주방장이 많은 음식을 끊임없이 조리해서 그런지, 그리고 주방장이 과로하고 지쳐서 그런지 맛은 평범한 식당보다 맛이 없었다.
귀한 시간을 쪼개서 여행을 갔는데, 식당 앞에서 1시간씩 기다린다는 것이 아깝다. 1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면 과감하게 그 식당은 Skip~
이번에는 아들과 딸의 졸업을 축하하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즉, 여행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아들과 딸이다.
그래서 여행 일정 계획과 방문할 도시는 아들과 딸에게 정하라고 했고, 나는 아들과 뒤를 따라다니기로 미리 정해놓았다.
(나는 보디가드 역할만 하는 것으로~~~)
이번 여행에서는 엄마도 빠졌다. 내가 그림자처럼 옆에 있는 것을 빼고는 아들과 딸이 스스로하는 여행과 마찬가지다.
아들이 약간의 일본 말와 일본 문자를 공부하고, 이렇게 짧게 준비한 어휘만으로 오사카, 교토 여행을 떠났다.
Tip: 공황 장애에 관하여.
내가 공황 장애가 심하게 있어서 간사이공항을 가는 항공기 중에서 제일 큰 비행기로 예약했다.
그리고 항공기 탑승 2시간 전쯤에 정신과 병원에서 받은 공황 장애 치료제를 먹었다.
물이 없을 때는 그냥 알약을 입에 넣고, 약간의 침과 함께 삼켜도 된다.
Tip: 주유패스, 라피트 패스 같은 여행자를 위한 통합 패스 구입 여부.
결론부터 말하면, 오사카에 가기 전에 미리 구입한 여행 패스는 1개도 없다.
한국에서 구입한 주유패스를 간사이공항(또는 오사카 시내)에서 기다리고 교환하는 절차가 번거롭고, 그 시간이 아까웠다.
그냥 간사이공항에서 ICOCA IC Card 1장씩 자판기에서 구입해서 각자 15,000엔(대락 15만원)씩 충전해서 다녔다.
그리고 라피트 타려면 패스 구입하기 위해 줄도 서야 하고 라피트 출발 시간도 딱 맞춰야 하는데, 이러는 시간을 다 포함하여 비교해보면 한산한 키오스크에서 ICOCA IC Card를 구입해서 전철 아무거나 타고 시내로 가는 것이 실제 도착시간으로 보면, 더 일찍 도착한다. 참으로 역설적이다. 싼 전철이 비싼 라피트보다 시내에 더 일찍 도착하다니...
만약, 관광지를 두루두루 다 다녀볼 생각이라면 주유패스가 살짝 이득이다. (그런데 주유패스가 되는 관광지가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 그 돈을 지불하면서 볼만하거나 체험할 만한 것인지 ........ )
Day 1 : 인천공항 -> 간사이공항 -> 오사카 시내
코로나19 때문에 일본에 입국할 때 검역이 까다롭고 입국 심사가 길어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내가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시계를 보고, 입국 심사를 완전히 마칠 때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해보니 대략 25분 정도 걸렸다.
(이게 검역 심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대충대충... 뭐 그냥 좋은게 좋은거다... 이런 느낌으로 검역 심사가 끝남)
입국 심사 끝나고, 바로 전철역으로 이동하고, 전철역 키오스크에서 ICOCA IC 카드를 구입했다.
우리는 ICOCA 카드에 넉넉하게 1인당 15만원 정도(15,000엔) 충전했다.
전철 버스 요금 지불, 편의점에서 결제, 백화점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할 때 대부분 ICOCA 카드로 결제가 되니까 넉넉하게 15만원씩 충전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렇게 총 45만원을 ICOCA 카드에 충전했는데 다 쓰고 왔다)
일단, 잔돈(동전)이 안 생기니까 좋고, 결제할 때 빨리 처리되니까 좋다.
참고:
아래 빨간색 NAKAI, 파란색 JR Tocket Office 중에서 대기줄이 없는 키오스크에서 구입하면 된다.
다른 블로그를 보니 빨간색 쪽에서 사거나 파란색 쪽에서만 ICOCA 카드를 사야하는 것처럼 글을 썼던데, 그런거 없다.
그냥 대기줄이 없는 키오스크 쪽에서 사면 된다.
ICOCA 카드 구입하고, 전철 개찰구 통과해서 NAMBA까지 가는 급행 전철(Limited Express Train)을 타기까지 전체 과정에서 대략 3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급행 전철이 자주 와서, 굳이 더 비싼 특급열차 또는 라피트 티켓을 구입할 필요가 있나 싶다.
숙소를 Juso 지역으로 정했기 때문에 KIX(간사이공항역) -> NAMBA -> Umeda -> Juso 이런 식으로 전철을 환승하면서 이동했다.
NAMBA 전철역은 그럭저럭 서울과 비슷한 수준의 환승 복잡도가 있었는데, Umeda 전철역은 신도림역의 2배 정도 복잡한 느낌이었다.
해외 여행하면서 전철 환승 때문에 머리를 이렇게 많이 써본적이 있나 싶다.
Google Maps가 워낙 길 설명을 잘 해줘서, Google Maps의 코멘트만 잘 따라하면 솔직히 길을 헤메지 않는다.
환승할 전철, 지하철의 입구 번호, 그리고 플랫폼 번호까지 다 안내해주니까 그냥 Google Maps 화면에 보여지는 글을 읽으면서 그대로 따라가보시라~~
참고 정보:
일본 호텔은 다른 나라의 호텔보다는 사이즈가 작다.
예를 들어 2인이 투숙할 Standard Room이 다른 나라의 Standard Room의 70% 수준 정도의 크기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일본에 갈 때 글로벌 체인 호텔(예: 힐튼호텔)을 이용하거나 Airbnb 같은 것을 이용하여 숙소를 렌탈하는 방식으로 이용한다. 이 방식으로 숙소를 이용하는 것이 같은 비용이면 대략 1.5배 정도 사이즈가 더 크다.
어짜피 이번 여행에는 NAMBA, Umeda 지역에는 잠깐 물건 구입하러 가고, 그 외에 Namba, Umeda 지역에 갈 일이 없기 때문에 시내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 지역으로 숙소를 정했다. 이 선택은 정말 잘 한 것 같다. (Juso 지역의 동네 야구장 바로 옆)
아침이나 저녁에 동네 주민들 왔다갔다 하는거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골목길에서 동네 꼬맹이 노는 모습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에서는 꼬맹이들이 골목길에서 친구들끼리 육체적으로 노는 모습을 본지가... ㅠㅠ)
어릴 적 내가 놀던 모습도 떠오르고 해서, 시계를 거꾸로 돌려 1980년대에 잠시 다녀온 기분이다. ^^
첫날 저녁은 지친 몸을 이끌고 식당까지 가기가 귀찮아서 편의점에 나가서 도시락을 구입해서 숙소에서 뎁혀서 먹었다.
그리고 바로 꿀맛같은 잠을 잤다. (진짜 많이 피곤했나 보다)
Day 2
간사이대학교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간 곳은 간사이대학교이다.
간사이대학교 주변에 있는 주택이 참 예쁘다.
정문쪽은 대부분의 대학교가 그렇듯 상권이 발달하다보니 어수선하고 지저분하다.
정문 방향을 제외하고는 대학교 주변 반경 500미터 정도는 주택이 고급지게 예뻤다. (대학교보다는 주변 주택가를 더 많이 걸은 듯...)
그리고 간사이대학교가 높은 지대에 있다보니 시내가 내려다 보였다. (이화여대에 가면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것처럼 ㅎㅎ)
대학교 건물 내부에도 들어가보고, 실내 구석구석 구경했다.
대학교 간 축구 경기가 있어서 축구장에서 30분 정도 경기하는 것을 구경했다.
이게 대학교 축구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그라운드 상태가 좋았다.
그리고 바로 옆에 야구장이 있어서 야구하는 것도 봤는데, 여기서 살짝 오해를 산 것 같다.
나랑 아들이랑 워낙 야구를 좋아하다보니, 야구 선수 한명 한명 수비 폼을 보면서 분석하는 대화를 했더니 선수들이 내 옆에 와서 90도 꾸벅 인사를 하고 가더라. ㅜㅜ
아... 혹시 스카우터로 착각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오해를 사기 전에 그 자리를 떠났다. ^^
아메리카무라 악기 상가, Namba 근처 애니메이트 상가
애니메이트 상가에서 책 몇 권 구입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배고픔이 밀려왔다.
그래서 어짜피 숙소를 가려면, Umeda에서 환승해야 해서 한큐백화점 꼭대기 층에서 식사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비싼 가격 만큼이나 정갈하고 서비스 좋고, 담백한 맛이 좋았다.
밥 먹고 한층 더 올라가니, 한큐백화점 라운지가 있어서 그곳에서 야경 보면서 30분 정도 떠들다가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Day 3
숙소에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교토로 출발했다.
숙소가 오사카에서 교토로 나가는 길목에 있어서 급행 열차를 타니까 금방 교토에 도착했다.
참고 정보:
교토에 갈 때, 1일 교통패스를 구입하는 분들이 꽤 있던데
버스를 타고 이동할 만큼 관광지와 관광지가 멀리 떨어진 곳이 별로 없다.
아주 빡시게 뛰어다니면서 투어할 생각이 아니라면, 1일 교통패스가 별로 의미가 없다.
여유있게 걷고, 차 한잔 마시고, 식사 한끼 하고 그러다보니... 버스는 2번 정도 타게 된다.
그러니까 교통패스를 따로 구입하는 수고스러움을 덜고, 그냥 간편하게 ICOCA 카드 한장으로 돌아다녀도 된다.
윤동주 시인, 그리고 도시샤 대학교
어느 도시를 여행하든, 나는 그 도시에서 역사가 깊은 대학교를 꼭 가본다.
교통에는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대학교가 있어서 가봤다.
우리한테는 발음도 어색한 도시샤대학교.
그렇지만, 이 학교에 대해 알아보니 역사가 엄청나게 길다.
그리고 직접 와서 캠퍼스를 보니... 정말 시를 쓰고 싶게 만드는 풍경을 가지고 있다.
겨울에 와서 봤을 때 이 정도 풍경이라면, 봄 ~ 가을에는 정말 죽여주는 풍경일것이다.
카페 내부 분위기, 서빙하는 웨이터, 창 밖으로 보이는 캠퍼스 풍경 등 모든 것이 참 좋았던 "문화당커피점"
내가 이 카페를 방문하기 열흘 전에 아사히신문사에서 인터뷰도 하고 갔었네 (아래 신문 내용)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 문화당커피점 웨이터(젊은 여성 직원)은 영어가 유창하다. 지금까지 만나 본 일본인 중에서 제일 영어를 잘 구사했다.
내가 이런 저런 사정이 있어서 막내딸만 카페에 두고, 나랑 아들만 도시샤 대학교와 주변을 돌아보고 다시 카페에 돌아와서 딸을 데리고 갈테니 식사 및 음료 비용을 먼저 결제하고 그 사이에 딸이 이 곳에서 안전하게 머물게 해줄 수 있냐라고 부탁했는데, 영어를 정확하게 알아듣고 웨이터도 본인이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도 우리에게 영어로 물어봤다.
이 카페 웨이터가 영어를 잘 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카페에 일본인보다는 도시샤대학교 교수진처럼 보이는 백인들이 더 많았다. 주고객층이 영어를 사용하는 외국 교수진 같았다.
숙소에서 30분 정도 쉬고, 근처 주택가에 있는 식당으로 저녁 먹으로 나갔다.
식당을 정하고 간 것은 아니고, 주택가를 걷다가 아무데나 좋아 보이는 식당을 가기로 했다.
Day 4
여행 마지막 날~
오사카 나이키 매장가서 운동화 구입하고, 가족과 직장 동료에게 줄 선물 구입하느라 백화점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백화점 꼭대기 층에 씨티뷰가 너무 좋은 식당이 있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식당 내부로 직행.
기대하지 않아서 그런가 맛 좋고, 분위기 좋고, 뷰는 더욱 좋고... 더할나위 없이 좋은 오사카 마지막 식사였다.
돌아다니다가 얻어걸린 식당치고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전망이 좋아서 그런지, 음식 가격은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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